posted by 입장문 2019. 8. 24. 22:11

아츠른 전력, 60분 제 131회 「단축번호」


 

 

 

 

 

 

 

 

 

 

 

끊어진 인연을 붙들고 울 시간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새로운 해는 야속하게도 시간에 맞춰 떠올랐고 그에 따라 오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내일이 오늘이 되어 삶의 일부분이 되려 했다.

 

 

 

 

 

“여전히 그 사람이 1번이로군.”

 

 

 

 

 

흘낏 칸막이 너머로 보았던 그의 자리에는 이미 출근을 한 것인지 벗어 둔 코트가 보였고 한 공간에 함께 있음은 안심의 한숨을 내쉬게 했다. 그리고 그 안도감은 함께 출근을 했던 같은 부서의 일원이자 현재 제 옆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아쿠타가와에게 전해졌는지 쯧, 이라는 혀 차는 소리와 함께 신경질을 부려왔다.

 

 

 

 

 

“왜, 그럼 안 되는 거야? 각오한다며.”

 

 

 

 

 

언제 보아도 적응되지 않는 상처받은 얼굴은 매번 이기심으로 붙들어 두고 있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바보처럼 구는 무한한 애정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섞어 응어리지게 한다. 이미 첫 단추부터 어긋난 사이. 어떤 마침표를 찍을지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 시기가 조금 늦춰지길 바라는 욕심에 엇갈린 길을 억지로 걷는다.

 

 

 

 

 

“···자각해라. 벌써 일주일이 되었다.”

 

너와 그 사람이 헤어진 시간이. 그리고 나와 교재를 시작한 시간 역시.

 

 

 

 

 

알고 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일주일 전, 모든 것이 끝이 났으며 더 이상 나카지마 아츠시와 다자이 오사무의 관계는 연인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대신 채우겠다.”

“······.”

“네가 원하는 온기도, 늘 메말라 있는 사랑도. 네 놈이 필요한 만큼 언제든 어떻게든 채워주겠다.”

“···아쿠타가와······”

“그러니 내게도 기회를 줘라. 네 옆에 설 수 있는 자격을 줘라.”

 

 

 

 

 

그리고 그 관계의 종지부를 처음부터 보고 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나카지마가 공허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이미 넘치고 있던 제 마음을 성급하게 토했고, 그에 따라 나카지마는 새롭게 제 감정을 비빌 수 있는 언덕에 몸을 맡기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파편처럼 조각난 추억들이 자꾸만 떠다니며 날카로운 단면으로 찔러대는데 그게 또 아파 샘에서는 파도가 일었다.

 

특히나 좋은 선후배 사이로 남자는 목소리가 계속 속을 뒤집고 다녀 잔상처럼 웅웅, 귓가에 남았다. 여전히 다정했고 상냥했다. 마지막 인사랍시고 쓰다듬고 지나갔던 손길 역시 깊게 박혀 제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품을 내준 아쿠타가와에게 몇 번이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다자이 씨와 너는 헤어졌고, 그 다음 너는 나와 새롭게 시작했다.”

 

 

 

 

 

급하게 몰려오는 외로움에 잡은 것이 동아줄인지 썩은 지푸라기인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에 보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손을 뻗었다. 그랬기에 매번 삐그덕 거렸고 한 쪽으로 치우지는 상대적인 감정은 이제 새로운 이별의 문고리에 손을 얹게 한다.

 

 

 

 

 

“여전히 너의 1번은 그 사람인건가.”

“······.”

“2번이라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상황에서 마음을 고백하지도 않았겠지.”

“아쿠타가와.”

“하지만, 1번을 바라지 않을 수 없다.”

 

 

 

 

 

아쿠타가와가 나카지마의 핸드폰에 손을 뻗었다. 말릴 틈도 없이 화면은 지우지 못한 미련이 가득한 사람의 연락처로 향했고, 곧 이제껏 잊지 못한 것이 무색하게끔 깔끔하게 지워냈다.

 

 

 

 

 

“너···”

“이제 한 걸음 나아갔을 뿐. 앞으로 함께 걸으며 네가 네 손으로 나를 1번으로 인정하길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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