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입장문 2019. 2. 18. 14:47

소재를 제공하신 디엘님, 감사합니다.


 

 

 

※폭력 요소와 적절치 않은 요소가 포합 되어 있습니다.※

 

 

 

 

 

 

 

 

 

 

얼굴 윤곽을 따라서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단정한 물줄기는 가녀려서, 위태로워서, 더욱 아름다웠다. 쉴 세 없이 흐르는 눈물은 사내치고 긴 속눈썹에 물방울을 걸어 잔뜩 엉기게 만들었다. 순한 인상을 주는 눈가 역시 야실스러운 붉은색으로 물들여갔으며 통통한 눈두덩은 물기에 짓눌려 눈을 뜨고 있는 시간보다 감고 있는 시간을 많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선은 자꾸 부딪혔다.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 하나로 억지로 눈꺼풀을 올려 원망스럽게 자신을 담아내는 색이 다른 반쪽 눈망울은 자꾸 솟아나는 눈물에 담겨 일렁였다. ···, 좋군. 절경이야. 특히나 울음소리를 내보이기 싫어 꼭 깨물어버린 가지런한 두 앞니는 귀여워서 그대로 입을 벌려 그 단호한 속을 거칠게 헤집어 놓고 싶었다.

 

 

 

 

 

어쩜 이렇게도 예쁠까.”

 

 

 

 

 

매번 같은 감탄사를 내뱉는 남자에 소년은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하지만 곧장 따라와 턱을 감싸는 큰 손에 시선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마주치고 싶지 않은 고동색 눈에 스스로를 비추었다. 광기로 죽어버린 둥근 공간 속 떨고 있는 자신의 나약함을 마주한 소년은 지지 않겠다는 듯 아래로 쳐진 눈매를 세모꼴로 억지로 올려 제법 독기 있게 노려봤다. 같잖군. 밟아도 밟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애교스러운 반항에 남자는 가슴 언저리와 아랫배가 근질거렸다.

 

 

 

 

 

다른 짓은 하지 않아. 그저 자네의 얼굴만 감상 할 뿐.”

“···거짓, .”

호오왜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데 말이야. 조금은 서운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여 보이는 남자에 소년은 남들보다 튼튼하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냈다. 뒤이어 낮게 울리는 으르렁거림 역시 살기가 가득했다. 뻔뻔해. 소년은 기억했다. 끌려오자마자 당했던, 심지어는 바로 몇 시간 전까지 자신에게 행해졌던,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는 감각들을.

 

 

 

- 같이 갈래?

 

 

 

내밀어진 손에는 분명 대가를 쥐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코 어리지 않은 나이 열여덟. 설익었지만 한 사람의 구실을 할 수 있는 몸이라 당연히 몸을 쓰는 일로 곁에 둘 것이라 생각했지만, 세상을 잘 몰랐던 아이의 단순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울어주게. 이름 모를 하지만 고급 져 보이는 검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내리쳐진 뺨은 쉽게 부어올랐고 열기가 가시기 전에 다시 한 번 내리쳐지는 것에 소년은 눈만 깜빡였다.

 

 

 

-···?

 

 

 

잘못 들은 줄 알고 힘없이 꺾인 목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되물으니 이번엔 명치로 꽤나 묵직한 주먹이 다가왔다. 울어. 그게 앞으로 자네가 반드시 해내고 해야 할 일일세. 소년은 잠깐 스친 남자의 광기에 벗어나려했지만 손잡이에 손끝이 닿기도 전에 눈이 감겨버렸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행해지는 폭력이 아픔 밖에 없는 관계가 소년을 단단히 옭아매 천천히 남자의 손아귀로 밀어 넣고 있었다.

 

 

 

 

 

당신은 내가 우는 모습··· 아니, 정확히는 내가 떨구는 눈물을 좋아하니까.”

 

 

 

 

 

소년은 기억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리고 이를 악물었다. 밀려오는 감정에 코끝이 찡해져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게 왜? 자네가 여기서 보호받고 편하게 지내는 것은 모두 그 눈물 때문인데. , 정확하게는 눈물을 떨구는 그 아름다움 때문이지.”

.”

그러니 다시 울어주게. 지칠 때까지,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날 위해 울어주게. 자네의 가치는 단 하나, 우는 모습, 그 뿐이니.”

 

 

 

 

 

세뇌하듯 끊기는 남자의 말에 소년의 눈은 절망으로 어두워졌다. 이것도 좋군. 생기가 가득하던 어떠한 순간에도 빛을 잃지 않았던 동공이 순식간에 풀리고 속을 비워버리는 것에 남자는 얼른 그 눈에 차오른 눈물이 보고 싶어 마음이 급했다.

 

까딱. 남자의 조금은 조급한 손짓에 이미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익숙하게 소년의 팔다리를 붙들었고 늘 그래왔듯 방 깊숙이 숨겨져 있는 공간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싫어, 안가, 싫어-! 이미 갈라져서 쉰 소리뿐인 소년의 목소리는 남자의 귀를 아프게 긁었지만 남자는 오히려 더 흥분된다는 듯 소년이 떠난 자리를 천천히 느긋하게 되짚었다. 시작해. 남자의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는 무미건조한 말이 조용히 울렸고 동시에 소년의 눈물이 터졌다.

 

 

 

 

 

하지, 하지아악-! ! 흐윽, 죽어! , 다자이! 아으윽, 다자이 오사무!!”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애처로운 비명은 언제 들어도 전율이 일었다. 간간히 자신을 저주하는 분노와 절망이 섞인 외침은 오직 소년만이 가지고 있는, 나카지마 아츠시라는 좋은 곁들임 재료였다.

 

 

 

 

 

더 울어줘, 아츠시 군.”

 

 

 

 

 

내 자네의 눈물 한 방울까지 모조리 삼켜 낼 터이니. 달빛만이 가득 부서져 내리는 집무실은 소년의 비명 섞인 울음소리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었다.

 

언제나 늘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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