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입장문 2019. 2. 17. 00:19

 

 

 

하던 거마저 해야지

; 뽀뽀 다음은 키스던가?

 

 

 

 

 

 

 

 

 

 

앞서 걸어가는 다자이의 손에 자꾸만 시선이 뺏겼다. 잡고싶어. 함께 출근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 오늘만큼은 제가 먼저 다가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는 수줍은 소년, 나카지마는 망설이기만 할 뿐 손을 뻗지도 하다못해 옆자리로 다가가지도 못했다. 눈 딱 감고 내밀면 되는데. 그 딱 한 번을 못해 끙끙, 다자이 뒤에서 자책을 하는 나카지마의 그림자는 다자이의 시선을 끌었지만 부러 모르는 척 천천히 걸었다.

 

 

 

 

 

다자이씨, ··· , 잡아도······ 될까요?!”

 

 

 

 

 

저 멀리 사무소가 보이는 것에 마음이 다급해진 나카지마가 다자이의 코트자락을 쥐었다. 갑자기 느껴지는 기척에 다자이는 걸음을 멈췄고 뒤 돌아 볼 새도 없이 혼자 중얼중얼 말하다 기대감이 가득한 모습으로 올려다보는 나카지마에 다자이는 눈을 깜빡거렸다.

 

 

 

 

 

···무슨 할 이야기라도 있는 건가?”

, , 아니- , 그게···!”

“?”

코트에 뭐가 묻어, 묻어서! 저는 이만!!”

 

 

 

 

 

얼굴을 붉히고 먼저 자리를 피하는 나카지마에 다자이는 많은 생각이 담긴 뒷모습을 보고 있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나도 귀여운 면모가 아닌가. 솔직히 다 들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말 못하고 사무실 바로 앞에서 손을 잡자고 하는 나카지마가 괘씸해 모르는 척 굴었던 것인데 뜻밖의 모습을 본 다자이는 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너무 웃어 맺힌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냈다.

 

 

 

 

 

자책하고 있을까나~?”

 

 

 

 

 

다자이는 코트에 손을 넣고 느긋하게 나카지마가 사라진 길을 따라 걸었다. 잡힌 코트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아직까지도 생각나 실없는 웃음이 자꾸 비집고 나왔다.

 

 

 

 

 

 

 

* * *

 

 

 

 

 

 

 

나카지마는 붉어진 얼굴로 사무실에 도착해 그대로 책상에 이마를 박았다. 창피해······. 자꾸 생각나는 다자이의 얼굴에 나카지마는 용기를 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과 후회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주변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에 대해 물어왔지만 털어 놓을 수 없는 나카지마는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을 피했고 때마침 들어오는 다자이와 눈이 혹여 마주칠까 다시 책상에 이마를 찧었다.

 

 

 

 

 

아츠시 군, 그 정도의 충격으로는 죽지 않는다네. 내가 더 확실한 방법을 아는데 알려

어이, 다자이. 충고 해주기 전에 어서 밀린 일이나 처리하지? 네놈 앞으로 지금 몇 개의 서류가 밀려있는지는 아는 거냐?!”

어라? 이거 쿠니키다 군이 해주는 거 아니었어?”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해라. 애송이, 넌 오늘 별일 없을 테니 저놈이 제대로 일 하는지 감시를 해주었음 좋겠군.”

? 다들 어디 가세요?”

오늘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비번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의뢰인을 만나러 가야하고.”

 

 

 

 

 

나카지마는 자신도 따라가면 안 되냐는 눈빛으로 나갈 채비를 하는 쿠니키다를 쫓았지만 차고 있는 손목시계만 보던 쿠니키다는 늦었다는 말과 함께 급히 사무실을 나섰다. , 쿠니키다 씨! 나카지마는 이미 사무실을 떠난 쿠니키다의 뒷모습에 차마 부르지 못한 말을 삼키고 어정쩡한 자세로 굳었다. 어색해. 숨 막혀. 답답해! 아까의 일 때문에 얼굴은커녕 같이 있는 것조차도 힘겨운 나카지마에게 다자이와 단 둘이 남겨진 사무실은 어떤 공간보다 불편해 괜히 다자이의 눈치를 보고 긴장을 했다.

 

 

 

 

 

아츠시 군.”

? !”

차 한 잔 부탁해도 괜찮을까?”

, ! 그럴게, 으악!!”

 

 

 

 

 

혼자만 느끼던 어색함 속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긴장한 탓에 굳어버린 근육들이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련을 일으켜 나카지마는 제대로 발을 딛지 못하고 넘어졌다. 다가 올 아픔이 무서워 허우적거리며 손에 닿은 것을 잡고 늘어지긴 했는데 뜬금없이 눈앞에 다가 와 있는 다자이의 얼굴에 나카지마는 눈이 커졌다.

 

 

 

 

 

“···아츠시 군?”

, , 이건, , 제가, 일부러가 아니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새삼 잘생겼다 느껴지는 다자이에 나카지마는 변명을 멈추고 잡은 셔츠 깃을 그대로 잡아당겨 다가오는 다자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댔다. 말캉하게 닿은 부드러운 감촉은 떨어지고 싶지 않을 만큼 좋아 더욱 진하게 입술도장을 꾹꾹 찍었다.

 

 

 

 

 

“···!”

그렇게도 좋았나? 선배의 멱살을 잡는 것도 모자라 올라타기까지 할 정도로?”

 

 

 

 

 

갑자기 깨물린 아랫입술에 나카지마는 놀라서 입술을 떼었다. 제정신으로 돌아 온 나카지마는 지금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부끄러움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그저 붉게 물든 얼굴을 떨구었다. 이제 놔 주세요······. 나카지마는 누가 보면 오해 할 자세를 자신이 만들었지만 그 자세에서 더욱 자신을 품으로 끌어들이는 다자이의 힘에 더욱 고개를 숙였다.

 

 

 

 

 

이러고 가면 조금 섭할 것 같은데, 하던 거 마저 할 생각 없나?”

 

 

 

 

 

숙여진 나카지마의 귓가에 속삭여지는 다자이의 조곤한 말은 나카지마의 고개를 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고개를 들자마자 보이는 시원하게 올라가는 입매와 자신을 가득 담은 갈색 눈동자. 나카지마는 졌다는 듯 입술을 삐죽였다.

 

 

 

 

 

, 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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