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입장문 2019. 2. 17. 00:06

 

 

 

C와 A의 연애

; 분명 달달하다 못해 혀가 아릴정도의 달콤함 일거야

 

 

 

 

 

 

 

 

 

마음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좋은 감정, 그러니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자신과 소년의 관계성을 따지는 현실적인 문제는 그 인연을 무조건 받아들이기 어려웠기에 어쩌다 마주쳐 도와 준 은혜를 사랑으로 착각하는 예외로 치부했다. 서로가 상처 받지 않는, 이기심으로 그은 선.

 

 

 

 

 

도와 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지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꼬맹아.”

 

 

 

 

 

마음을 써서 섬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운 성격이긴 했어도 스스로가 들어도 무심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딱딱하게 뱉어진 말에 아차 싶었지만, 이미 쏟아진 말은 나카지마에게 정확하게 뒤집어 씌워져 기분을 상하게 하기 충분했다.

 

 

 

 

 

“······.”

그럼 조심해서 들어!”

 

 

 

 

 

무거움을 덜기 위해 조금의 설명이라고 하는 변명을 꺼려 벌어진 입술에 예상치 못하게 닿은 타인의 입술은 일시적으로 사고를 멈추게 만들었다. 짧지만 강하게 닿았던 입술. 그것은 생각보다 뜨거웠고 말캉했다는 사실이 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뇌리에 깊게 박혀 제 흔적을 남겼다. 덕분에 짧게 닿았던 만큼 급하게 식어버리는 입술 감촉이 아쉬워졌고, 나카하라는 잊지 못할 감각에 나카지마에게 다가섰다. 조금씩 좁혀지는 거리는 먼저 시작한 나카지마의 귀를 붉히게 만들었으며 시선 역시 아래로 떨어뜨렸다.

 

 

 

 

 

, , , , 죄송해요! 나카하라 씨가 제 진심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홧김에 그만!”

꼬맹이.”

정말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몸이 제멋대로······. 그러니까··· 실수! 맞아요, 실수에요! 진짜, 정말! 근데 나카하라 씨가 좋아서 그런 거니까······.”

 

 

 

 

 

당연히 혼이 날 것이라 생각한 나카지마는 빠르게 변명을 늘여놓았다. 하지만 화가 나도 단단히 나도 이상 할 것 없는 상대는 사과는 들리지도 않는 것인지 어떠한 말이 없었다. 나카지마는 밀려오는 후회와 자기 자신의 반성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해요······.”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모습이기에 나카하라는 다그칠 마음이 수그러들었고, 들어 질 생각이 없는 머리에 손을 얹었다.

 

 

 

 

 

“!”

 

 

 

 

 

스스로 죄를 알긴 아는지 겁을 먹고 움츠린 작은 머리통을 나카하라는 다정하면서도 애정이 느껴지는 보드라운 손길로 가볍게 쓰다듬어주니 이번엔 볼까지 붉게 물들여 수줍어하는 나카지마의 모습은 나카하라의 가슴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내가 그렇게 좋냐.”

 

 

 

 

 

대답 대신 작게 끄덕여지는 고개에 나카하라는 자신의 모자를 벗어 나카지마에게 씌워주며 말을 이어갔다.

 

 

 

 

 

밥 안 먹었음 나랑 먹든가. 오랜만에 오차즈케 먹고 싶으니까.”

 

 

 

 

 

 

 

* * *

 

 

 

 

 

 

 

순조롭게 연애를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이모티콘과 하트가 눈 아플 정도로 찍힌 연락을 주고받으며 평범한 낮 데이트는 물론 몰래 나와 만나는 밤 산책도 이따금 했었다. 하지만 어디에서 꼬이는 건지. 분위기만 잡으면 연락이 오는 것은 기본이었고 그저 얼굴을 볼 약속을 잡아 보려 해도 어긋나는 서로의 시간,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두 사람을 이어주던 나카지마의 핸드폰이 아쿠타가와의 전투 중 깔끔하게 박살 난 덕분에 연락은 거의 두절상태가 되었다.

 

 

 

 

 

나카하라씨 보고 싶다.”

 

 

 

 

 

오늘따라 유독 그리운 연인의 모습. 나카지마는 힘없이 사무실 책상에 엎드리고 포트마피아 건물에 기습이라도 해야 하나 싶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들어 올 의뢰를 기다리는데, 오늘은 직접 방문이 아닌 편지로 온 건지 이즈미가 나카지마의 책상에 깔끔하게 동봉된 편지를 놓아주었다. 고마워, 쿄카. 의욕 없이 편지봉투를 뜯고 멍청하게 글을 따라 눈을 굴리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글씨체와 말투에 나카지마는 자세를 고쳐앉았다.

 

 

 

 

 

“···쿄카, 이거 어디서 가져 온 거야?”

탐정사 우편함에서. 아츠시에게 보낸다고 적혀있어서 가져왔어. 협박이라도 받은 거야?”

, 아니! 잘 가져왔어! 나 잠깐, 잠깐 나갔다올게

 

 

 

 

 

나카지마는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고 무슨 일이냐는 이즈미에게 그저 다녀온다는 말과 함께 쪽지에 적힌 장소를 찾아 뛰었다. 적힌 곳으로 가면 분명 나카하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 라는 확신감에 1초라도 더 빨리 장소로 가고 싶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공원은 넓었지만 그 누구보다 찾기 쉬운 나카하라의 모습에 나카지마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나카하라 씨!”

 

 

 

 

 

반가움에 손을 붕붕 흔드는 나카지마를 알아 본 나카하라 역시 손을 흔들어 주었고 겨우 가까워진 거리에 놓치지 않겠다는 듯 서로가 서로를 품에 안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익숙한 향기와 체온, 그리고 분위기는 누가 먼저 랄 것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잘 지냈냐?”

잘 지냈어요?”

 

 

 

 

 

동시에 물어 본 질문에 대답은 필요 없었다. 그저 다시 한 번 입술을 맞대고 만나지 못했던 시간을 채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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